존재와 관련된 기록이나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병, 상실증이 만연한 세계를 배경으로 홀연히 여행을 떠나는 소년과 소녀. 마찬가지로 상실증에 걸려 점차 희미해져 가는 두 사람이 여행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사건들을 담담한 필체로, 그러나 깊은 여운을 남기며 그려 내고 있는 작품이다.
종말이 임박한 세상이라는 퇴폐적인 배경을 소재로 사용하면서도 소년과 소녀가 겪게 되는 해프닝들은 읽는 이의 마음 한구석을 잔잔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독자로 하여금 아련한 향수에 젖어들게 하여,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동화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